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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빅데이터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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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고관리자
Date : 2014-04-02 09:41 | Hit :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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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622256.html [924] |
김명남의 과학책 산책
빅데이터가 만드는 세상
빅토르 마이어 쇤버거·케네스 쿠키어 지음, 이지연 옮김
21세기북스 펴냄(2013)얼마 전부터 ‘빅데이터’라는 용어를 자주 접한다.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해보니, 2012년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에서 언급된 것이 이 용어가 책에 비중 있게 등장한 거의 첫 사례였다. 이후 관련된 전문서와 대중서가 여럿 나왔다. 그중 이 책을 고른 것은 전문가 친구의 호평 때문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빅데이터를 쉽게 설명한 데다가 제법 통찰력 있는 분석도 제시하여 길잡이로 훌륭한 책이다.
정의부터 보자. 빅데이터란 무엇인가? “큰 규모의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작은 규모에서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통찰이나 가치를 추출하는 일.” 엄밀하진 않다. 원래 빅데이터는 기존의 데이터 처리 도구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정보량이 커서 엔지니어가 도구를 개조해야 했던 상황을 뜻했다. 그런 상황이 잦아지고 대규모 데이터 분석의 효용이 하나둘 알려지면서 이 트렌드를 지칭할 말로 ‘빅데이터’가 자리잡은 것이다.
빅데이터라는 표현이 쓰이지 않았을 뿐, 그 선구적 행위자를 ‘뉴머러티’나 ‘슈퍼크런처’로 지칭하면서 주목한 책은 예전부터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들도 유명하다. 미국 유통업체 타깃이 구매 데이터를 분석하여 어느 여고생에게 임신용품 쿠폰을 보냈다가 그 아버지에게 불호령을 들었는데, 알고 보니 진짜 임신인 걸 아버지가 몰랐더라는 이야기. 구글이 사용자 검색어로부터 독감의 확산 경로를 거의 실시간으로 예측한 일. 당사자조차 모르는 일을 데이터는 안다고 웅변하는 사례들이다. 그러나 이전 책들이 사례를 열거하며 현상을 묘사하는 데 그쳤다면, <빅데이터가 만드는 세상>은 왜 빅데이터가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꿀 변화인지를 설득력 있게 해설한다.
책이 주목하는 변화는 세 가지다. 첫째, 방대한 데이터를 싸게 수집, 저장, 분석할 수 있으니 이제 소수의 표본 분석이라는 전통적 기법에 의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 표본 분석은 멀리서 보면 또렷해도 확대하면 흐려지는 아날로그 사진과 같아서 확장성과 유연성이 부족하다. 반면 빅데이터에서는 집단 전체를 조사하는 것이 기본이다. 둘째, 양을 확보하는 데 치중하면 질은 들쭉날쭉해지기 마련이니 데이터의 정밀성에는 약간 덜 집착해도 좋다. 구글의 언어 번역이 좋은 예다. 구글 번역이 활용하는 막대한 데이터 중에는 오류 있는 것도 많다. 그래도 정확한 문법 규칙과 예제를 토대로 구축된 번역기보다 성능은 훨씬 낫다. 가장 의미심장한 변화는 셋째다. 빅데이터는 인과성이 아니라 상관성만 밝힐 수 있는 도구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정도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 특정 검색어가 독감 확산의 예측 지표로 기능하는가 하는 인과적 원리를 이해할 방도가 없다. 그러나 필요도 없다. 결과를 이용하는 데 만족하면 그만이니까. 이것은 문제 해결의 사고방식을 백팔십도로 뒤집는 변화로 보인다.
후반부는 빅데이터가 기업, 사회, 개인에게 끼칠 영향을 내다본다. 특히 과거의 데이터로 개인의 미래를 판정해버리는 ‘데이터의 독재’를 염려하며, 지금부터 대응책을 마련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거의 모든 신용카드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마당에 금융위 부위원장의 입에서 “텍스트파일은 엑셀파일로 변환되지 않는다더라”는 농담 같은 말이 나오는 우리 상황을 떠올리면, 기업의 책임감 있는 개인정보 사용과 정부의 현명한 통제를 강조한 책의 결론이 먼 나라 얘기로 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과학책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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